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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싫어 죽을 것 같은 마음을 마주했을 때 본문
4월은 유난히 바쁘다. 일도 많고, 논문 프로포절도 써야하고, 새로운 도전을 위해 시작한 일도 진행시켜야 한다. 그러다 보니 "하기 싫어 죽겠네..."라는 말을 달고 산다. 무엇을 해야 할지 아는 머리와 하기 싫은 마음이 부딪히니 해야 할 것들을 자꾸 피하게 된다. 스마트폰을 두드리고, 이래저래 디지털 방랑을 끝내고 나면 또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괴감과 내일로 미루어야 하는 부담감에 짜증이 일어난다. 나는 오래전부터 자기통제가 잘 되는 사람이 부러웠다. 하기 싫어도 마음을 추스리고 집중하는 사람, 그만 먹어야 할 때 젓가락을 내려놓는 사람, 내일을 위해 핸드폰을 끄고 잠을 청하는 사람 등 모든 유혹에 하나의 버튼으로 쉽게 off 모드로 전환되는 사람들 말이다. 나는 왜 그러는 걸까? 모르겠다. 천성이 자극을 추구하려 들고, 작은 호기심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마음 방랑이 한번 일어나면 걷잡을 수 없는 생각들이 안드로메다로 가버리는 나로서는 어딘가에 한 곳에 집중하기가 여간 쉽지 않다.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아 내 마음을 분석해보기로 한다.
하기 싫은 마음이 올라오는 것은 일단은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많은 것들을 잘 해내고 싶어 무리해서 일을 벌였다. 기회가 주어진 일들은 다 소화해내고 싶어 일정을 잡았다. 논문 프로포절은 졸업을 해야 하니 써야 한다. 새로운 도전도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모든 것이 내 선택이었다. 선택한 것들은 또 잘해야 한다. 잘해야 하니 지금의 수준으로는 형편없다고 느껴진다. 그럼 그 간극을 채워야 하는데..아 여기서 하기 싫어 죽겠다는 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두 번째 마음은 잘 놀고 싶은 마음이다. 난 원래 풍요로운 삶을 지향한다. 다채로운 일상과 새로운 경험을 추구한다. 노는 것마저 생산적이어야 한다는 강박감이 있다. 제대로 놀지를 못하니 워라밸의 추가 훅하고 한쪽으로 기운 느낌이다. 그러면 또 스스로가 불쌍하고 안타깝다. 유투브와 TV는 이러한 공허함을 채워주질 못한다. 잘 놀았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고 시간을 낭비했다는 괴로움만 더할 뿐이다.
세 번째는 자만심이다. 입으로는 하기 싫다고 해도. 결국은 해내왔던 과거의 패턴으로 다져져 미루어도 괜찮다고 믿는 자기기만이다. 괴로워해도 꾸역꾸역 해왔기 때문에 미루고 불평해도 된다고 스스로를 속이고 있다. 이런 마음을 스스로 정당화하면서 나는 다시 첫 번째 마음으로 돌아간다. 아쉬움은 다시 잘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또 부족한 점이 보이면서 이상과 현실의 간극이 더 벌어져 하기 싫어하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을 직면하는 것이다.
이유가 분명해졌다. 어지러운 마음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니 지도가 그려지고 경계가 선명해진다.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수용(acceptance)이라는 단어가 좋아졌다. 수용의 태도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통제하려 애쓰지 않는 것이다. 그저 일렁대는 마음에 주의를 기울여 도움이 되지 않는 생각들을 한발 물러서서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 괴로운 마음을 수용하면서 보니 '하기 싫어 죽겠네'라는 말이 적절하지 않음을 느낀다. 하기 싫은 마음 하나로 죽지는 않는다. 사소한 것에 너무 목숨까지 걸어버렸다. 가벼운 마음으로 바라보아야겠다. 이건 나만의 문제가 아니고, 나의 동료들, 그리고 세상의 많은 현대인이 경험하는 매우 보편적인 일일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덧붙일 새로운 관점은 무엇일까?
우선 잘하고 싶은 마음을 인정하자. 나는 욕심이 큰 사람이 아니라 포부가 큰 사람이다. 지금 해야 하는 것들의 최종 목적지는 전문가로 성장하기를 희망하는 나의 가치로 귀결된다. 그래서 도달해야 할 큰 목표는 거기에 그대로 두고, 지금 이 순간 해야 할 작은 목표를 떠올려보기로 한다. 이 글을 마무리하는 것, 다음 주 해야 할 일을 준비하는 것, 논문은 우선 한 편을 읽고 정리하는 것, 딱 거기까지 끝나면, 작은 성공을 한 것이다.
잘 놀고 싶은 마음도 타당하다. 그러나 노는 것에 대한 정의를 바꾸어야겠다. 큰마음 먹고 떠난 여행만이 노는 것은 아닐 터다. 운동하고, 산책하는 것도 새로운 자극으로 바라볼 수 있다. 동네에 안 가본 길로 산책을 가봐야겠다. 조금 더 생산적인 느낌이 나려면, 그것 역시 기록해놓아야 한다. 내가 잘하는 한 줄 느낌 메모하기. 그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영감을 주는 일상에 둘러싸여 있음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만심과 자기기만, 이건 알았으니 됐다. 불필요한 옷이라고 생각할까? 마감에 쫓겨서 했지만, 그 결과에 늘 아쉬움을 느꼈던 것들도 인정해야 한다. 지금 해야 하는 일들은 양보다 질이 더 중요한 것들이다. 조금 더 겸손해지면, 주어진 시간을 조금 더 소중하게 쓰게 될 것이다.
글쓰기 숙제도 이렇게 마무리가 되어간다. 벌써 하나를 해내고 있다. 하기 싫은 마음 때문에 썼는데, 이것 역시 좋은 글감이 되었다. 역시 실행이 답이었다. 지금, 이 순간, 더 나은 선택에 집중하자. 그리고 하기 싫은 마음이 또 올라올 때, 이 글을 보면서 의연하게 대처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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